Self-Made Man_Norah Vincent

 

Self-Made Man 카테고리 인문/사회 지은이 Vincent, Norah (PenguinUSA, 2006년) 상세보기

 나는 여자다. 그리고 여자로서 대학에서 페미니즘 수업을 몇 개 듣고 책을 몇 권 읽으면서 세상은 달라보이기 시작했다. 이 세상에서 여성에 대한 억압은 예전만큼 가시적이고 폭력적이지는 않지만 여전히 은밀하고 교묘한 방식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이러한 억압과 차별은 무심코 지나칠 수 있는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더욱 무섭다고 할 수 있다. 미디어와 일상에서 어찌보면 '자연스럽게' 행해지는 여성에 대한 억압의 코드를 날카로운 눈으로 발견하고 그 행간을 정교하게 읽어내는 것은 21세기에도 절실하게 요구되는 능력이라 생각한다.

 그런데 가끔은 내가 내 자신의 젠더(여성)에 매몰되어 사회를 바라보는 것은 아닌가 하는 의문이 든다. 내가 여자이기 때문에 분노하고 여자이기 때문에 지적하는 것은 아닐까. 나와는 다른 젠더-남성-의 시각에서 바라본 세상은 어떻고 남성으로서 세상을 살아가는 것은 어떨까. 물론 남성이 아닌 이상, 이러한 질문에 대한 답을 얻기는 힘들다. 그러나 이 책의 저자인 Norah Vincent는 젠더의 경계선을 특수분장으로 부수면서 남성으로서의 경험을 획득한다. 그녀는 남장을 하고 Ned이라는 이름으로 남자들의 사회에 발을 들여놓았던 것이다. 그녀의 548일 간의 남장체험을 담은 것이 바로 이 책이다.

 이 책을 읽기 시작했을 때, 솔직히 "남장을 하고 남자들 사이에만 있었더니 역시 남자들은 나쁜놈들이야~"와 같은 결론을 기대했었다. 그러나 이 책은 나의 그러한 기대와는 정반대의 고찰을 하고 있었다. 그녀는 오히려 여자들의 우정보다도 더 끈끈한 남자들의 우정을 발견하기도 했고 여성에게 기대되는 고정된 성역할 못지 않게 단단한 굴레가 남성들을 억압하고 있다는 것을 발견하기도 했다. 남성들이 여성들에게도 이중적인 잣대를 대듯, 여성들도 똑같이 이중적인 잣대로 남성을 재는 현실을 보고 질리기도 한다. 결국, Norah/Ned는 젠더라는 벽이 얼마나 두꺼운지 체감한다. 사람과 사람이 한 개인으로서 만나고 소통하는 것이 아니라 한 개인은 젠더로 범주화되고 젠더에 따른 기대로 억압되고 있고 그 현실은 여성뿐만 아니라 남성에게도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
 
 Ned가 남자들의 볼링 동호회, 스트립 클럽, 신부들의 수도원과 남성이 다수를 차지하는 회사에서 생활하면서 느끼는 전체적인 감정은 남들을 속였다는 죄책감과 남성에 대한 연민이라는 점에서 다양한 고찰이 살짝 결여되어 있다는 점이 아쉽기도 했지만 페미니즘과는 다른 관점을 제시해준다는 점에서 굉장히 신선했다. 세상을 바라보는 눈에 깊이를 더해준 책. :)

좋았던 부분들

Yet the opposite is equally true, though less often discussed publicly. A lot of the women I met didn't know, didn't understand or didn't appear to care what a lot of the men in their lives wanted either. -pg 105

Moreover, if the way they discussed their pasts and the way they approached me was anything to go by, they seemed incapable of seeing any new man as an individual. Worse still, they seemed to transform each new man, benign or otherwise, into the malignancy they were expecting him to be. They tended to see a wolf in every man they met, and so they made every man they met into a wolf-even when that man was a woman. -pg 107

In our age we feel no political sympathy for "man," because he has been the conqueror, the rapist, the warmonger, the plutocrat, the collective nightmare sitting on our chest. Right? Right. "Boo hoo," we say in the face of his complaint. "The tyrant weeps." When the bellowing image of the Great Oz turns out to be the befuddled homunculus pulling levers behind a curtain, we are understandably lacking in sympathy.
-pg 271

...but boy were they attuned to the masculinity quotient. So much so that it really does justify the term homophobia-and I've certainly never been a fan of that word. But it felt to me as if most men were genuinely afraid, almost desperately afraid sometimes of the spectral fag in their midst.  -pg 277

Women were hard to please in this respect. They wanted me to be in control, baroquely big and strong both in spirit and in body, but also tender and vulnerable at the same time, subservient to their whims and bunny soft. They wanted someone to lean on and hold on to, to look up to and collapse beside, but someone who knew his reduced place in the postfeminist world nonetheless. -pg 27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