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분류 전체보기66

Georgia O'keefe_Music Pink and Blue No.2 타임지를 뒤적이다가 추상미술의 선구자인 칸딘스키와 오키프를 기념하는 전시가 뉴욕에서 열린다는 소식을 접했다. 오키프의 대표작으로 게재된 작품은 "Music Pink and Blue No2". 예전에 오키프는 여성 화가이자 꽃을 소재로 그리는 화가라는 기억이 어렴풋하게 떠올랐지만 그 당시에는 그 이상의 감흥이 없었다. 그런데 이 그림을 보자마자 스쳐지나가면서 좋은 향기를 살짝 맡을 때의 감각의 떨림을 느꼈다. 흐르는 듯한 고운 선은 처음 볼 때 꽃 같으면서도 여성의 음부 같으면서도 계속 쳐다보고 있노라면 세상 사물 그 어느 것도 아닌 세상의 중심과 아름다움을 축약한 그 무엇과 같아 오묘한 감정을 선사한다. 색깔도 어쩜 이리 고울까. 내가 디자이너라면 이 그림을 영감으로 삼아 하늘거리는 쉬폰으로 원피스를 만.. 2009. 12. 5.
1Q84 _무라카미 하루키 1Q84. 1 카테고리 소설 지은이 무라카미 하루키 (문학동네, 2009년) 상세보기 1Q84. 2 지은이 무라카미 하루키 상세보기 대학교 1학년 때인가 무라카미 하루키의 『상실의 시대』를 읽고는 이해도 못하고 우울한 기분만 진창 들었던 기억이 난다. 그래서 1Q84도 보나마나 비슷한 분위기의 이야기겠지 하면서 읽을 생각조차 해보지 않았다. 심지어 승현이가 읽기 시작했을 때 옆에서 슬쩍 읽어 본 페이지를 나는 우울하고 이해불가능한 이야기의 틀로 해석하고 있었다. 하지만 읽어봤더니 원효대사가 해골물인 것을 알고 토해냈을 때의 느낌과 비슷한 깨달음이 일어났다랄까..ㅋㅋ 처음 내가 가지고 있었던 고정관념을 적용시켰을 때 읽었던 페이지가 실제로 읽어보았더니 그와는 전혀 다른 뉘앙스를 풍기고 있었다. 스토리는 사.. 2009. 11. 21.
걸어도 걸어도_고레에다 히로카즈 (2008) 걸어도 걸어도 감독 고레에다 히로카즈 (2008 / 일본) 출연 아베 히로시, 나츠카와 유이, YOU, 키키 키린 상세보기 『걸어도 걸어도』의 감독, 고레에다 히로카즈의 또 다른 작품인 『아무도 모른다』를 보면서도 생각한 것이지만 이 사람은 정말 천재인 것 같다. 어쩜 이렇게 섬세하고 미묘하게 삶과 인간의 갈등, 고뇌, 사랑, 기쁨과 아픔을 하나의 작품에 잔잔하게 녹여낼 수 있을까? 게다가 긴 쇼트와 느릿느릿한 전개는 마치 다큐멘터리와도 같아서 한 편의 영화를 봤다기보다는 누군가의 삶을 잠시 들여다 본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이번 작품을 통해 고레에다 히로카즈는 '가족'에 대해 이야기 한다. 가장 친밀하고도 끈끈한 가족이라는 공간. 하지만 과연 그렇기만 할까? 오히려 가족이기 때문에 서로에게 다가가는 .. 2009. 11. 13.
'미혼모'라는 단어의 기호학 '기호'는 흔히 도상, 지표, 상징 세 가지로 분류된다. 도상은 실제 사물이나 인물의 모습을 본 따서 비슷한 모양으로 만들어진 기호로 도로표지판의 낙석 주의 표시나 화장실 앞의 남녀 표시를 예로 들 수 있다. 지표는 다른 두 개의 현상 또는 개념을 결시켜주고 그 관계를 가리키는 기호이다. 예를 들어, 연기가 나는 것은 어디선가 불이 났다는 것을 보여주는 지표가 된다. 마지막으로 상징이란 기호에 선천적이거나 자연스러운 의미가 아닌 자의적인 의미가 붙은 경우의 기호를 말한다. 쉬운 예로, 평화를 상징하는 비둘기를 들 수 있겠다. 얼마 전에 임신 중절을 반대하는 산부인과 의사들의 토론을 기사화한 조선일보의 글을 읽다가 복잡미묘한 심정이 들었다. 임신 중절을 너무 쉽게 생각하는 사회적 세태 및 생명 경시 풍조에.. 2009. 11. 13.